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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이 칼럼] 배달이, 캐나다 코치로 일하다

기사승인 2024.03.20  10: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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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어나는 수업 수와 비례하지 않는 영어 실력
화요일에 수업이 하나 더 생겼다. 화요일은 주로 보조 코치의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올해부터 격주로 수업을 이끌어보라고 한다. 물론 월급도 인상될 예정이다. 게다가 일주일에 2시간씩 보장되는 수업이라 좋은 기회다. 

   
 
문제는 두 배 이상 늘어난 학생 수. 화요일은 Gordon head Middle School이라는 곳에서 수업을 하는데 학생이 30~36명까지도 참여한다. Badminton Victoria에서 운영하는 그룹 레슨 중 가장 큰 규모다. 게다가 학생이 많은 만큼 수준도 다양하다. 이번에는 다행히 아주 초보자는 없지만, 작년의 경우 공도 아직 못 맞추는 아이도 있어서 필자가 전담으로 맡았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코치가 한 명 줄어서 한 두 명의 학생을 전담으로 맡아서 진행할 수가 없다. 그만큼 더 확실한 리딩이 필요하다. 

이 때 받쳐줘야 하는 게 영어 실력이다. 다행히 작년에 2개의 수업을 맡으면서 말을 많이 해서 그런지 이전보다 영어로 말하는 게 편해졌다. 하지만 제2언어다 보니 여전히 어휘 구사나 표현력에서 부족함을 많이 느낀다. 매년 늘어나는 학생 수나 수업 만큼 영어도 비례하게 늘고 싶은데 마음처럼 빠르게 늘지 않아 아쉽다. 

요즘 AI와 영어로 대화를 하면 그 중 내가 한 말 중 어색하거나 잘못된 표현을 고쳐주는 앱이 있다고 들었다. AI와 수업 상황이라고 가상 설정하고 한 번 시도해봐야겠다. 

#다시 만나 반가워해 주는 학생들이 생기다.
작년 3월부터 코치로 일을 시작했으니 이제 한 사이클을 돈 셈이다. 정규 수업, 봄 방학 캠프, 여름 방학 캠프를 거쳐 다시 1월부터 새 수업을 맡아 이끌고 있다. 고맙게도 여러 아이가 재등록을 했고 코트로 들어올 때 환하게 웃으면서 “TORY! (배달이 영어 이름)” 하고 들어오면 어찌나 반가운지. 단 1년을 함께 했을 뿐인데, 매우 큰 힘이 되고 수업을 이끌 때 더 친숙해진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고맙게도 이렇게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꽤 많이 받는다.

#눈 따위는 배드민턴 열정을 막지 못했다.
빅토리아에 무릎까지 쌓일 만한 눈이 왔다. 
   
 
사실 이 지역은 캐나다에서 가장 따뜻한 지역이라 눈이 1년에 많이 와야 3번 정도 온다. 그래서 제설을 할 수 있는 장비들도 많지 않다. 눈이 오면 온 세상이 하얗게 덮여버리고 평범한 일상이 멈춘다. 학교는 문을 닫고 출근도 못하게 한다. 심할 땐 버스조차도 다니지 못하며 길거리에는 눈싸움을 하는 아이들과 성인 뿐이다. 그리고 날씨가 따뜻해 눈이 녹을 때까지 기다린다. 

이 난리통에 필자만 괜찮으면 레슨을 받고 싶다는 수강생이 있었다. 그의 열정이 대단하다고 항상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이 정도인지는 몰랐다. 나는 당연히 “콜”을 외쳤다. 차도 사륜구동으로 바꿨고 체육관이 집에서 그리 멀지 않았기에 충분히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무사히 체육관에 도착했다. 

역시나 체육관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날 오후에도 다른 배드민턴 그룹이 있었지만 모두 취소됐었다. 아침 9시에 모인 캐네디언 수강생과 나는 12시까지 전체 체육관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었다. 

바로 이 수강생. 이제 막 배드민턴을 시작한 지 1년이 조금 넘었다. 한창 재미있을 시기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레슨을 시작하고 얼마 안 돼서 나간 대회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둬 더 열정에 불이 붙었다. 나이도 어리고, 탄력이나 스피드도 뛰어난 편이라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수강생이기도 하다. 게다가 한국에도 관심이 많아 올해 초부터 한국어 수업을 듣는다고 한다. 과연 가까운 미래에 이 친구한테 한국어로 수업할 수 있는 시기가 올 수 있을까? 

오늘도 배드민턴 생각에 웃음 짓고, 배드민턴 꿈을 꾼다. 

 
 
 


 

 

박병현 객원기자 hooney0313@naver.com

<저작권자 © 배드민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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