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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이칼럼] 캐나다 빅토리아 대학교 대회에 출전한 한국인 팀

기사승인 2022.06.02  15:5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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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유일했고, 앞으로도 유일할 것 같은 캐나다 한인들의 대회 출전 및 우승 소식이다.
현지의 친구들, 관계자 말로는 그랬다. 처음 있는 일이라고 들었다.
배달이가 출전한 혼합복식 1팀, 남자복식 2팀. 모두 한국인으로 구성했고 그중 혼합복식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혼합복식과 남자복식 두 종목 모두 우승을 노렸지만 아쉽게 남자복식은 8강과 예선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한인 배드민턴 클럽 회원분들의 인생에 소중한 추억 한 페이지를 아름답게 장식할 수 있는 뜻깊은 순간이었다.    

   
 
 
아쉬웠던 진행. 하지만 그 속에서 일궈낸 우승

   
 캐나다 빅토리아 대학교 UVIC 배드민턴 대회 포스터
토너먼트 형태가 기존에 해왔던 대회들과 많이 달랐다. 선수들에게 많은 경기를 보장해 주고 싶어서였는지, 패자부활전 제도가 있었다. 하지만 예선 경기는 없었다. 바로 토너먼트로 진행됐다. 그리고 한 주에 경기가 모두 끝나는 형태가 아닌 2주에 걸쳐 토요일에 두 번 진행됐다. 즉 대회 참여를 위해 2주의 시간을 확보해야 했다. 그래도 다 괜찮았다. 패자부활전을 진행한 팀을 다시 결승에서 또 만나야 한다는 걸 알기 전까지.

사실 코로나로 인해, 캐나다의 대부분의 대회들이 취소되거나 연기됐었다. 그러다 최근 들어 규제가 많이 완화되면서 하나씩 대회들이 다시 열리고 있는데, 서둘러 진행되다 보니 미흡한 점들이 보였다. 우선, 경기 진행 방식에 대해 사전 공지가 없었다. 장소, 시간, 우승 상금에 대한 포스터만 나왔을 뿐 대회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없었다. 어쩌면 자세한 정보를 보기 위해 들어간 QR코드에서 대부분 중국어로 쓰여 있어서 알아보지 못한 걸 수도 있다. 사실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여긴 캐나다인데. 결국 대회 정보를 미리 알 수가 없었고, 자세한 정보는 당일에 직접 몸으로 겪으면서 알아갔다. 대회는 시작했고, 배달이의 혼합복식 팀은 순조롭게 첫 주차 경기를 모두 승리로 마무리 하며 4강전에 진출했다.  
그리고 2주 차 4강전이 시작됐다. 4강에는 다른 배드민턴 클럽 팀에서 같이 몇 번 운동하던 친구들이 나왔다. 그들의 실력을 알고 있기에 살짝 긴장했었다. 그래서 초반에 점수를 잃었지만 다시 제 페이스를 찾으면서 무난하게 역전승할 수 있었다. 이번 대회 중 가장 즐겁고 깔끔했던 경기였다.
 
   
 
문제는 지금부터였다. 결승전과 이후에 진행된 또 다른 결승전.
첫 번째 결승전이 시작됐다. 결승 상대팀은 확실히 4강전의 팀보다 강했다. 특히 여자 선수의 플레이가 깔끔하고 침착해서 경기를 풀어나가기가 어려웠다. 15:21. 아쉽지만 역전 한번 하지 못하고 첫 경기를 내줬다. 두 번째 경기부터는 더욱 집중했다. 결승까지 와서 질 수는 없었다. 포인트마다 집중했고 매회 기합을 지르며 힘을 모았다. 상대팀 여자 선수의 플레이가 까다롭고 어려웠기 때문에 파트너와 계속 이야기하며 공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했다. 경기 초반 끌려갔지만 역전에 성공하면서 21:19. 마지막 경기도 똑같이 21:19. 그렇게 승리를 따냈다. 모든 힘을 다 쥐어짜냈다. 이제 우승이다 생각하면서 승리를 만끽했다. 그러나 끝이 아니었다.

우리는 패자부활전을 기다려야만 했고, 패자부활전에서 1등 한 팀과 또 한 번의 결승전을 치러야 한다고 안내방송을 들었다.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다 이겼는데, 왜 진 팀과 또 붙어야 하지?” 하지만 경기 방식이 그렇다니,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다만, 우리는 다 이기고 올라왔기 때문에 그 두 번째 결승전에서 지더라도 한 번의 경기를 더 치를 수 있다고 했다. 우선은 알겠다고 했고 무려 2시간 동안 기다려서 좀 전에 했던 팀과 다시 붙게 됐다. 기다리고 또 기다리면서 우리 팀은 진이 다 빠졌고, 몸은 축 처져있었다. 결국 16:21, 17:21로 지고 말았다. 그러나 우리 팀에게는 이전에 설명을 들은 바대로, 한 번의 기회가 더 있었기에 포기하지 않고 두 번째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본부석에서 상대 팀의 우승으로 막무가내 발표를 진행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달려갔다. 이전에 말한 것과 다르다며, 우리는 한 번의 경기를 더 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 그러자 갑자기 본부석에서 태도를 바꾸며 “남자복식 팀은 그러지 않았다,” “지금 체육관 예약시간이 지났다.”며 태도를 바꿨다. 어이가 없어서 나에게 설명해 줬던 다른 관계자에게 가서 말했다. 그러자 그 친구가 다시 상황을 정리해 주었다. 관계자끼리 의사소통이 안 된 모습이었다. 그때 상대 팀 선수들이 찾아와 그러면 공동 우승으로 하는 건 어떠냐는 의견을 물어왔다. 우리도 아쉽지만, 현실적으로 코트 시간이 부족한 이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결국 두 팀 모두 위너가 되었고 관계자가 아닌 선수들의 힘으로 대회는 아름답게 마무리되었다.
   
 
불행 중 다행은 대회 내내 이렇게 선수들끼리 소통이 더 많아지면서 유빅대학교에 새로운 배드민턴 친구들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관계자와 참가자 90% 이상이 중국인이면서 우리 팀은 처음에는 어웨이 팀으로서 고생을 많이 했지만, 그 적은 한인으로 그 많던 중국인 틈에서 실력으로 상당한 빛을 발휘했다. 

해외 나오면 정말 애국자가 되더라
정말 똘똘 잘 뭉쳤다. 모두 자긍심이 대단했다. 각자의 이유와 목적이 있어 캐나다 빅토리아에 모인 한국인들이지만 단합력이 대단했다. 특히 60 여 명 가까이 지켜보던 단 하나의 결승전. 한인은 10명이 조금 넘었지만 최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배달이TV 영상에서도 볼 수 있는데 그중 필자의 목소리가 가장 컸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기합소리가 너무 커서 불편했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한다. 어쩔 수 없지만, 이건 대회다. 상대를 약 올리는 기합도 아니고 나를 위해서, 우리 팀을 위해서 내지른 기합이라 아직은 멈출 생각이 없다. 

올해 9월부터는 본격적인 배드민턴 시즌이 시작된다고 한다. 조금씩 캐나다 생활에 적응을 하고 안정적으로 지내고 있으니 앞으로 더 많은 기회들을 잡을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배드민턴뿐만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도. 기대된다. 2022년. 

 

   
 


 

 

 

 

박병현 객원기자 hooney0313@naver.com

<저작권자 © 배드민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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